월드심즈와 쿠킵의 심즈카페를 비롯한 심즈 1 커뮤니티들 이외에도, 대한민국에는 2004년 이래 수없이 많은 버전의 심즈를 다루는 커뮤니티들이 많이 번창했었다.
그 중 몇몇은 지금도 여전히 비교적 최신 버전의 심즈자료를 공유하며 시대에 발맞추어 나가고 있다. 월드심즈1의 자매 카페인 '월드 심즈'(이름에 띄어쓰기가 들어간 걸로 쉽게 구분이 가능하다)와, 원래는 심즈 2 카페로 시작하여 지금은 심즈 2, 심즈 3, 심즈 4를 동시에 다루고 있는 카페인 '심즈매니아'가 두 대표적인 예시들이다.
또한 '심즈 프리플레이'나 '마이심즈'와 같은 비교적 덜 유명한 버전의 심즈를 독자적으로 다루는 커뮤니티들, 그리고 디시나 오유같은 대규모 커뮤니티 전문 사이트들 속에 개설된 게시판 기반의 소규모 심즈 커뮤니티들도 각자 나름의 파란만장한 역사를 가지고 있으며, 이들 중 몇몇은 지금도 활동이 현재진행형이라 생각한다.
나는 개인적으로 월드심즈와 쿠킵의 심즈카페 밖에는 활동해 본 커뮤니티가 없어서 나머지 이들의 역사는 잘 모르지만, 중요한 건 이 모든 커뮤니티가 나름의 추억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다.
(이미지 출처: The Sims Wiki: https://sims.fandom.com/wiki/The_Sims_4)
어쩌면 심즈라는 게임 브랜드가 전세계적으로 유명해질 수 있었던 건 게임 그 자체가 아니라 (게임 자체는 생각보다 은근히 지루해서, 심즈 팬들 사이에서는 '심태기'(권태기의 패러디)라는 표현도 생겨났다), 게임을 둘러싼 커뮤니티 속에서 사람들이 서로 주고 받은 추억의 흔적들 덕분이 아닐까 싶다. 마치 레고라는 장난감이 오늘날까지도 과거를 추억하는 성인들 사이에서 사랑받고 있듯이 말이다.
물론 대한민국에서 거대한 커뮤니티를 형성했던 게임들은 심즈 말고도 많다.
스타크래프트는 다양한 모드(드래프트)와 유즈맵의 공유, 방플, e스포츠(스타리그), 스타크래프트를 이용한 가상의 역사 코스프레 등의 수없이 많은 유저 컨텐츠를 양성하며 아직까지도 우리나라에서 게임 커뮤니티의 독보적인 원탑을 고수하고 있고, 포트리스 2는 지금은 쪼그라들었지만 2000년대 초반에는 포트리스를 주제로 한 온갖 개인홈들, 길드들, 그리고 만화영화까지 배출한 커뮤니티 위주의 게임이었으며, 포트리스의 캐주얼한 턴 방식 플레이에서 영감을 받은 배틀마린도 포트리스에 버금가는 커뮤니티 형성에 성공하였다.
(이미지 출처: Computerworld)
더군다나 메이플스토리, 겟엠프드, 마비노기, 던파(던전앤파이터), 거상, 얍카, 카트라이더, 크아(크레이지 아케이드), 리니지, 바람의나라, 서든어택, 스페셜포스, 한게임, 넷마블과 같은 온라인게임들은 초/중/고교생을 중심으로 선풍적인 인기를 끌며 2000년대 중반에 학생냄새가 나는 풋풋한 게임 커뮤니티를 대거 생성해 냈으며, 그 외에 에오엠(에이지 오브 엠파이어), 녹스(Nox), 시저(Caesar), 롤코(RollerCoaster Tycoon, 롤러코스터 타이쿤), 주타이쿤, 문타이쿤, 몰타이쿤, 심타운, 심타워, 프린세스 메이커, 문명, 심시티, 라이덴, 폴아웃, 디아블로 1, 하프라이프, 툼레이더, 잘 훔친 차(GTA, Grand Theft Auto) 등의 다소 비주류였던 게임들도 몇몇 게임 매니아들을 중심으로 끈끈한 커뮤니티를 형성하며 일종의 친목의 매개체로 사랑받았다.
그러나 심즈 커뮤니티에는 이들과는 차별화되는 무언가가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