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에는 마치 공상과학 영화에서나 봤을 법한 놀라운 공간이동 기법들이 차례로 등장하지만, 어디까지나 극히 제한된 기능 때문에 극소수의 전문가들에 의해서만 특수한 목적으로 사용된다. 예컨대 일반인들이 생활 속에서 마음껏 이 공간 저 공간으로 순간이동을 하며 다른 운송수단의 필요성조차 느끼지 못하게 될 일은 없다는 뜻이다.
공간이동 기술은 매우 불안정하기 때문에 몇몇 주요기관에서만 조심스레 사용된다. 물론 분자 단위의 공간이동 장치는 관리가 어렵지 않기 때문에 많은 공장에서 대규모로 사용하기도 하지만, 육안으로 확인 가능할 정도의 크기를 가진 사물들을 순간이동 시키는 데에는 원자로를 다룰 때 이상의 조심성이 필요하다. 예를 들자면, 2가지 이상의 물건을 하나의 초공간 채널에 동시에 진입시키는 행위는 물질과 물질 사이의 "중첩"을 유발해, 원자폭탄의 20배에 달하는 대규모 참사를 부를 수도 있다. 공간이동을 위한 초공간 통로는 지구상에 오로지 하나밖에 존재하지 않으며 (지구의 축이 좀 더 바뀌면 2개로 늘어날 것이라는 설도 있다), 전세계의 모든 기관들은 이 하나의 통로를 계획성 있게 공유해야 한다.
초공간 통로의 길이는 약 5500km인데, 이 통로의 입구에 진입한 사물은 질량이나 부피에 관계없이 정확히 초속 10km의 속도로 초공간 축을 따라 이동해, 대략 550초 후에 출구로 빠져나오게 된다. 초속 10km라는 속도는 공간이동 장치의 변수 조작으로 늘리거나 줄일 수는 있지만, 실험상 초속 10km가 적당하다고 증명되었을 뿐만 아니라 이것은 전세계의 모든 국가가 지켜야 할 세계 표준이다.
초공간 통로의 입구와 출구는 빛이 속도를 따라 지구상의 그 어떤 곳으로도 위치를 바꿀 수 있지만, 입구와 출구가 오직 하나씩밖에 없다는 사실 때문에 약 5초마다 한번씩 세계 곳곳을 순회하며 입구/출구의 좌표를 바꿔줘야 한다. 따라서, A라는 사물을 초공간의 입구에 넣으면, 정확히 550초 후에 초공간의 출구가 위치해 있을 곳에 A가 전달되는 것이다.
물론 이러한 초공간 이동은 언뜻 보기에는 위험천만할 수도 있다. 시도때도 없이 목적지가 뒤바뀌니 말이다. 하지만 외부의 교란이 절대로 불가능한 강력한 전산망이 초공간 연결을 관장하고 있기 때문에, 해당 기관들이 제대로 된 시점에 물품을 이동시키기만 한다면 한 치의 오차도 없는 정확한 목적지로 그것을 운송시킬 수 있다. 무엇보다도 이동과정 도중에 그 누구의 개입도 있을 수 없다는 사실은, 국가 안보에 관련된 주요 물품을 공유할 때 그 위력을 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