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영역은 뿌리와 가지로 나뉠 수 있다. 처음으로 자연스럽게 발생한 영역은 뿌리영역(Root Area)이라고 하고, 그 영역이 발생시키는 힘에 의해 주변에 부수적으로 탄생하는 영역은 그것의 가지영역(Branch Area)이라고 한다. 뿌리영역과 가지영역 사이의 차이점을 분명히 하기 위해서는 구체적인 예를 들어야 한다.
우선 어떠한 왕이 다스리는 제국이 있다고 가정해 보자. 그 제국의 왕은 자신의 영토가 너무 작다고 여겨, 하루 빨리 힘없는 주변 국가들을 침략해 기름진 토지를 얻을 계획을 세운다. 그리곤 그는 막대한 수의 병사를 보내, 다른 왕들을 상대로 전쟁을 선포하고 공격을 개시하기 시작한다. 그러자 주변 국가의 왕들은 제국의 무지막지한 군사력에 압도당해 딱히 저항 한 번 하지 못하고 그냥 항복하고 만다. 그들은 너나 할 것 없이 제국의 왕에게 자신들의 영토의 일부를 떼어주며, 이 영토에 원래 살고 있던 백성들은 아무런 죄가 없으니, 그냥 이들을 제국의 백성으로 새롭게 편입시켜 달라고 부탁한다.
제국의 왕은 그 뜻을 승낙하지만, 아무리 그렇다 한들 새롭게 얻어낸 땅에 사는 이방인들 제국의 국민들이 평등하게 대해줄 리가 없다. 그들은 새 영토의 백성들을 식민노예 취급하며, 하찮게 대하기 시작한다. 결국 제 아무리 왕이 그 새로운 백성들에게 법적으로 동등한 인권을 부여해 준다 하더라도, 그들은 절대로 똑같이 대우받지 못하는 것이다.
여기서 "제국의 국민들"과 "새로운 영토의 백성들" 사이의 차이점은 한가지이다. 그건 바로, 전자는 뿌리영역에서 태어났음에 반해 후자는 가지영역에서 태어났다는 점이다. 만약에 새로운 영토의 백성들 중 한 명이 제국의 본토에 가서 살 기회를 얻는다면, 그는 "신분상승"을 한 것과도 같다. 반대로, 만약에 제국의 본토에 살던 국민들 중 한 명이 새롭게 추가된 영토로 추방된다면, 그는 "신분하락"을 당했다고 표현해도 좋을 듯 하다. 요약하자면, 가지영역에서 태어난 사람이 뿌리영역에 있으면 그는 신분이 상승된 것이고, 반대로 뿌리영역에서 태어난 사람이 가지영역에 있으면 그는 신분이 하락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