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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성시뮬레이션의 전성기, 2000년대 - 1

Author: Youngjin Kang

Date: 2019.11

다마고치(Tamagotchi)나 프린세스 메이커(Princess Maker)같은 게임은 최소한 이름이라도 다들 한번씩 들어 봤을 것이다.

보통 키우기 게임, 육성 게임, 또는 육성시뮬레이션과 같은 명칭의 장르로 알려져 있는 이들 게임은 거의 컴퓨터 게임이 발명된 직후부터 우리 곁에 존재해 왔다. 비록 싱글플레이어 게임으로서의 육성게임은 그닥 많은 인기를 끌지 못했지만, 온라인상에서 하는 육성게임은 그 역사와 명성이 대단했다고 할 수 있다. 적어도 우리나라에서 만큼은 말이다.

육성시뮬레이션의 전성기, 2000년대 - 1 (Figure 1)

(이미지 출처: YouTube: https://www.youtube.com/watch?v=wVodNbQjgOU)

특히 웹페이지를 기반으로 작동하는 웹 육성게임은 2000년대 초반에 우리나라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다. 당시 웹게임 중에는 육성시뮬레이션 장르가 특히 많았다고 할 수 있는데, 그 이유는 아마도 전략, 액션, 레이싱같은 장르보다 육성 쪽이 훨씬 웹게임으로 만들기 쉬워서였으리라 추측된다 (그냥 애완동물의 모습을 한 이미지에 상태표시바만 몇 개 보여주면 됐을 뿐더러, 유저들 사이의 직접적인 상호작용을 많이 요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육성시뮬레이션의 전성기, 2000년대 - 1 (Figure 2)

(이미지 출처: Meow, The Cat Pet: https://chrome.google.com/webstore/detail/meow-the-cat-pet/ejgnolahdlcimijhloboakpjogbfdkkp)

당시 우리나리에서 유행했던 육성게임으로는 이메일펫, 펫게임, 키우자, 페티즌, 죠아저씨 동물농장, 쥬니어네이버 동물농장, 퍼피레드, 아담웍스, 펫메이커, 라바세상, 와바펫, 하베스트문, 조이시티, 해피시티, 고고시, 백구, 내친구멍멍이, 디지몽, 골드펫, 천사펫, 얄리메이트, 도그미, 캐쉬스파이더, 아쿠아스페이스, 퍼피006 등 그 종류가 어마어마하게 많았으며, 따라서 당시 야후꾸러기나 쥬니어네이버같은 몇몇 어린이용 검색엔진 서비스에는 아예 "키우기" 라는 이름의 육성게임 검색 카테고리가 따로 있을 정도였다.

육성시뮬레이션의 전성기, 2000년대 - 1 (Figure 3)

(이미지 출처: MMO Games: https://www.mmogames.com/game/dogzer)

사실 육성시뮬레이션이라는 장르는 90년대 후반까지 주류 게임시장에서 큰 점유율을 보이지 못했다고 할 수 있다. 현란한 액션이 곁들여진 실시간 3D 게임이 범람하던 PC/콘솔 게임업계에서, 육성이라는 장르는 마치 유튜브의 ASMR 비디오처럼 몇몇 소소한 취향을 가진 게이머들에게나 사랑받는 비주류 장르에 불과했다.

그러다가 2000년대 초반에 이르러 육성게임이 큰 인기를 얻을 수 있었던 이유는 바로 초창기 인터넷 커뮤니티가 가지고 있던 약점을 잘 공략했기 때문이라고 보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