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3년 봄, 대한민국의 두 대표 심즈 커뮤니티였던 코릴라 심즈와 심즈 코티비는 갑작스럽게 운영이 중단되었다.
코릴라 심즈는 왜 운영이 중단되었는지 그 이유가 불분명했고, 심즈 코티비는 회원들의 심즈관련 자료 불펌이 너무 심했던 탓에 이를 방지하기 위한 홈페이지 개편을 이유로 운영이 중단되었다가 그 길로 흐지부지 되어 버렸다.
그러나 2003년에는 이 두 사이트들을 대체할 새로운 심즈 커뮤니티가 탄생했는데, 이름하여 '심즈한글공식사이트'였다.
심즈한글공식사이트는 이름 그대로 EA의 한국 지사에서 공식적으로 만든 심즈 사이트였고, 따라서 심즈의 출시/판매/업데이트에 관한 뉴스를 누구보다도 빠르게 올려주는 게 특징이었다.
심즈한글공식사이트는 2003년부터 2005년까지 대한민국 심즈 커뮤니티의 중심이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는 단순히 이곳이 공식 사이트였기 때문만은 아닐 것이다. 심즈한글공식사이트에는 2개의 유명한 게시판들이 있었는데, 하나는 '심데이'였고 또 하나는 '내가만든 심즈'였다.
'심데이'는 사이트의 운영자들이 심즈를 주제로 일주일에 한번씩 올리는 주간 웹진이었는데, 여기에서는 심즈에 관련한 일종의 이벤트 또는 콘테스트를 개최한 뒤 우승자를 발표하며 사은품을 준다든가, 또는 심즈에 관련된 재밌는 이야기나 노하우를 뉴스 기사처럼 작성해서 기재하기도 했다. 이러한 운영진의 부지런함은 공인이라는 특유의 프리미엄과 합쳐져, 수많은 심즈 팬들을 끌어 모으는 데에 일조했다.
(이미지 출처: Wikipedia: https://en.wikipedia.org/wiki/Inca_Empire)
(자료설명: 심즈한글공식사이트의 북부 유적지에서 발굴한 심즈 스킨의 디지털 복원본.)
'내가만든 심즈'는 아무 회원들이나 자유롭게 자신이 찍은 심즈 스크린샷이나 손수 만든 심즈 만화, 또는 손수 만든 심즈 하우스 등을 올리는 게시판이었다. 이런 참여형 게시판은 2000년대 중반 당시에 인터넷의 뜨거운 이슈였던 UCC(User Created Content) 열풍에 힘입어 수많은 사람들을 사이트로 끌어 모았다. 필자가 기억하기로는 '내가만든 심즈' 게시판은 처음에는 그냥 순수하게 자신이 키우는 심들을 스크린샷으로 소개하는 수준에 그쳤으나, 후에는 심즈만화, 심즈소설, 심지어 심즈영화 같은 다채로운 컨텐츠를 만들어 올리는 사람들간의 친목도모 게시판으로 발전해 나갔다.
그 중 몇몇은 아예 서로간의 심즈소설 속 캐릭터를 각자 자신의 심즈소설에 등장시키는 등, 함께 이야기를 연계시켜서 합동 작품을 만드는 활동을 하기도 했다. 이는 2008년 여름 네이버 웹툰에서 몇몇 웹툰작가들이 합작으로 만든 만화 "N의 등대"와 그 제작 방식이 유사했다고도 볼 수 있다.
(심즈 4년(2003) 커뮤니티 지도)
그러나 이렇게 왕성한 회원활동을 자랑하던 심즈한글공식사이트도 2005년 가을 즈음부터 서서히 기울어져 가기 시작했다. 그 원인은 심즈 2에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