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번 글에서는 미래의 사람들이 어떤 게임에 호응을 보일지에 관해 간단히 설명했었다. 그러나 그들이 구체적으로 어떠한 문화적 요소를 반영한 게임을 즐길 지에 대한 설명은 아직 하지 않았다. 지금 이 자리에서는 그러한 근본적인 물음에 대한 해답을 찾아보도록 하자.
우선, 지금 현재의 정치적, 사회적, 그리고 문화적인 현상이 수십년 후에 어떻게 바뀌어 있을지는 아무도 모른다. 그나마 세계적으로 인정받는 저명한 경제학자 또는 인문학자나 간신히 미래라는 거대한 빙산의 일각을 들여다 볼 수 있을 뿐이다. 미래의 사람들이 가지고 있는 가치관은 지금과는 완전히 딴판일 수도 있다. 그리고 그것이 정확히 무엇이 될지는 아무도 모른다.
(이미지 출처: HuffPost: https://www.huffpost.com/entry/disney-epcot-future-world-refurb_l_5c6f8871e4b06cf6bb242753)
따라서 미래의 게임이 정확히 어떤 시대적 가치를 반영 할지는 그 누구도 장담하지 못하는 것이다.
자, 그렇다면 너무나도 많은 부분이 베일에 쌓여있는 현재 이 시점에서, 어떻게 해야 미래의 게임산업이 어떤 방향으로 흘러갈지에 대한 실마리를 조금이라도 얻을 수 있을까?
일단은 한가지 확실한 사실이 있다. 그건 바로 인간의 본능에 호소하는 요소들은 거의 안 바뀔 거라는 점이다.
사냥이나 채집같은 게임 속 활동들은 그동안 인류가 수백만년간 원시인으로 살아오며 유전적으로 터득한 사냥본능, 채집본능을 반영한 것이지 특정 시대를 반영한 것이 아니다. 또한 이러한 이러한 본능들은 수백만년이라는 어마어마한 진화의 세월동안 조상 대대로 뇌 속에 각인된 것이기 때문에, 이들의 특성이 눈에 띄게 바뀌려면 문명화 된 사회 속에서 앞으로도 최소 몇만년 정도의 진화과정은 거쳐야 할 것이다.
(이미지 출처: Meme-Arsenal: https://www.meme-arsenal.com/en/create/template/970877)
(혹자는, "사회 속에서는 본능을 잘 절제하는 똑똑한 사람들이 경제적으로 더 안정되고, 따라서 더 번식할 기회가 많아지기 때문에 상당히 짧은 기간 내에 인류의 품종 개량이 이루어 지지 않겠냐" 라고 주장할 수도 있다. 그러나 요즘은 잘 사는 사람이 오히려 자식을 덜 낳는 추세이기 때문에, 당장에는 이러한 주장에 수긍 하기가 어렵다).
물론 머지 않아 유전공학 기술의 사용으로 인해 인류의 진화과정이 기하급수 적으로 빨라질 가능성은 있지만, 그 정도의 기술은 적어도 21세기는 끝난 다음에 실현될 것으로 보인다.
(이미지 출처: Express: https://www.express.co.uk/news/science/1111989/Genetic-engineering-human-gene-modification-homo-sapiens-Jamie-Metzl-Hacking-Darwin)
또 한가지 가능성은 사회의 도덕적 가치관이 완전히 뒤바뀌어, 국민의 생식활동을 국가가 인위적으로 규제하는 우생학적 정책들이 합법화 되는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급작스러운 변화가 설사 몇년 안에 생긴다 할지라도, 품종 개량의 효과가 본격적으로 나타나려면 그 후로 몇 세대는 더 기다려야 한다 (다시 말해서, 21세기는 끝나야 한다).
즉, 우리는 2100년을 넘기기 전까지는 대부분의 인간의 유전적 특성이 지금과 거의 동일하게 유지될 거라고 예상할 수 있으며, 이는 2100년 까지는 인간을 대상으로 한 게임에 여전히 사냥, 채집과 같은 본능적 요소들이 자주 등장할 것임을 의미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