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은 워낙에 다양한 게임들이 히트를 치기 때문에, 게임에 있어서 필수불가결한 근본요소가 무엇인지를 망각하는 개발자들이 많다.
때문에 게임의 디자인적, 마케팅적인 면을 고려하지 않고 오로지 "창의적인 발상" 만을 무기로 내세우며, 자신의 게임은 남들의 것과 확연히 다른 무언가를 보여주고 있기 때문에 최소한 일부 매니아 층 이라도 확보할 수 있으리라 믿는 인디 게임개발자들이 많은 것이 사실이다.
(이미지 출처: The Daily Star: https://www.thedailystar.net/bytes/news/best-indie-games-the-eighth-generation-1693648)
그러나 성공하는 게임은 우선 하나의 "게임"으로서 높은 완성도를 가진다는 점을 알아야 한다.
완성된 게임을 처음 접하는 이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무엇일까. 높은 자유도? 오픈월드? 커스터마이징 기능? 절차적 컨텐츠 생성기능? 아니면 온갖 기발한 이스터에그들이 숨겨진 맵?
물론 이런 것들이 게임의 수준을 몇 배 이상 끌어올릴 수 있는 강력한 도구들임에는 의심의 여지가 없다. 그러나 이는 우선 게임이 하나의 게임으로서의 역할을 제대로 할 때부터 유효한 이야기이다.
(이미지 출처: VG247: https://www.vg247.com/2018/10/16/red-dead-redemption-2-gameplay-online-pc-features-screens-demo/)
마인크래프트(Minecraft)나 팩토리오(Factorio), 또는 아스트로니어(Astroneer)와 같은 유명 샌드박스 게임들은 만약에 오로지 높은 수준의 샌드박스 기능만 가지고 있었다면 그닥 사람들의 기억에 남지 못했을 것이다. 이들이 유명해진 진짜 이유는 이들이 샌드박스 게임이기 이전에 그냥 "게임"으로서 높은 완성도를 보여주었기 때문이다.
예컨대 마인크래프트는 처음부터 플레이어에게 "자연 속에서의 생존" 이라는 확실한 목적의식을 제공함과 동시에, 사냥/채집/탐험과 같은 활동을 쉬지 않고 하도록 장려하며 인간 고유의 야생본능을 충족시켜 준다. 한마디로 마인크래프트는 샌드박스로서의 진가를 발휘하기 이전에 우선적으로 서바이벌, 액션, 육성 등의 온갖 재미있는 요소들을 한데 모아놓은 놀이공원으로서 사람들에게 인정을 받은 것이다.
(이미지 출처: Amazon.com: https://www.amazon.com/stores/Minecraft/PocketPCandmore_VideoGames/page/BD22DFD7-02E7-4705-8E4F-DE8CF62D06AE)
물론 커벌 스페이스 프로그램(Kerbal Space Program)이나 게리 모드(Garry's Mod)와 같이 당장에 재미를 유발하는 요소가 거의 없다시피 하는 데에도 불구하고 유명해진 게임들도 있다. 그러나 이들은 그런 약점을 보완해 줄 정도의 수준 높은 물리 시뮬레이션과 현실 고증을 탑재함으로써, 게임이 아닌 교육용/연구용 소프트웨어로서도 높은 가치를 지니게 되어 인정받은 작품들이라는 점을 알아야 한다.
게임이 게임으로서 성공 하려면, 우선 순수하고 직접적인 재미를 게이머에게 주어야 한다. 그래야 게이머는 "어라, 이 게임 재밌네? 다음에는 이 게임으로 뭘 해볼까?" 라는 생각을 하며 점점 더 많은 가능성을 게임 속에서 시험해 보게 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