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은 거의 찾아보기 힘들지만, 예전에는 각종 공용 게임기들을 모아놓은 상가 코너들이 많았다. 이들은 '오락실'이라고 불리운다.
미국에서는 오락실을 '아케이드'(Arcade)라고 칭하고 그 안에서 하는 게임을 '아케이드 게임'(Arcade Game)이라고 칭하는데, 이러한 명칭은 옛날에 미국에서 주로 넓은 아치형 로비 안에 핀볼머신이나 도박머신, 테이블 축구, 테이블 하키, 테이블 컬링같은 기계식 게임들을 비치해 놓은 것에서 유래 되었다고 한다.
(이미지 출처: Wikipedia: https://en.wikipedia.org/wiki/Arcade_game)
오락실 게임은 나름 과거의 향수와 낭만을 가지고 있다. 투박한 기계식 컨트롤러 에는 오늘날의 스마트폰 터치스크린이 가지지 못한 특유의 손맛이 있으며, 오락기에 동전을 넣어가며 게임을 이어나가는 방식에는 오늘날의 인앱 결제시스템이 가지지 못한 특유의 매력이 있다.
또한 오락실의 가장 큰 장점 중 하나는 그곳을 찾은 사람들이 서로의 게임 하는 광경을 볼 수 있다는 점인데, 이는 오늘날로 치면 마치 쌍방향 인터넷 방송처럼 서로가 서로의 게임 스트리머가 된 것이라고 볼 수도 있다.
오락기들 중에는 권총, 자동소총, 자동차 핸들, 댄스플로어(예: DDR, 펌프), 회전 가능한 비행기 좌석, DJ가 사용하는 스크래칭용 디스크 등의 모양을 한 것들도 많았는데, 이들은 가정용 콘솔게임 및 PC게임이 시장을 점유해 나아가던 90년대에도 꿋꿋이 유명 오락실 게임으로서의 입지를 이어 나갔다. 왜냐하면 대부분의 사람들은 대형 게임 컨트롤러를 따로 집에 장만할 엄두를 내지 못하면서도, 한편으로는 그러한 도구를 이용한 게임플레이를 체험해보고 싶어 했기 때문이다.
(이미지 출처: Wikipedia: https://en.wikipedia.org/wiki/Arcade_game)
오락실 말고도 예전에는 문방구에서 오락기들을 쉽게 접할 수 있었다. 그 중 가장 흔했던 기기는 '뽑기'라고 하여, 동전을 넣고 손잡이를 돌리면 조그만 무작위의 선물이 들어있는 플라스틱 캡슐이 하나 나오는 기계였다.
두번째로 흔했던 기기로는 게임에서 이겼을 때마다 물질적인 보상을 주는 전자오락기들이 있었는데, 예를 들면 적들을 물리칠 때마다 개 사료처럼 생긴 과자(색깔은 황색 또는 갈색)가 구멍을 통해 한 줌 씩 나오는 슈팅게임기, 또는 타이밍을 잘 맞추어 버튼을 누르면 나오는 쇠구슬을 동전 대신에 구멍에 넣으면 게임을 한 차례 더 할 수 있는 야구게임기가 대표적이었다고 할 수 있다.
(이미지 출처: Wikipedia: https://en.wikipedia.org/wiki/Pinball)
이와 같은 추억의 오락기들은 육신 없는 디지털 유령인 오늘날의 앱들과는 달리, 자체적인 하드웨어 속에 담긴 물리적 존재였기 때문에 더더욱이 우리에게 친숙하게 다가온다고 할 수 있다. 왜냐하면 이들은 한때 특정 장소의 특정 위치를 거목처럼 지키고 있었기 때문이다. 이러한 특징은 오락기 게임을 하던 이로 하여금 오락기가 속해 있던 장소, 그리고 그 장소를 둘러싸고 있던 주변 환경을 그리워하게 만들며 향수를 자아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