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이를 소유하는 것은 토스트기를 소유하는 것보다 더 특별하다고 대부분 생각할 것이다. 왜 그러냐면 고양이는 한 마리 한 마리가 성격도 모습도 제각각 다른 반면에, 공산품인 토스트기는 제조공정에서 생긴 약간의 오차만 빼면 서로간에 아무런 차이가 없기 때문이다 (이러한 이유 때문에 코카콜라는 한때 콜라병 하나하나에 각기 다른 사람 이름을 넣음으로써 이런 대량생산품의 일관성을 타파하는 이벤트를 했었다).
"내 것은 남의 것과 다르다" 라는 인식은 유저로 하여금 자신의 소유물을 특별하게 느끼게끔 만들어 주는 과정의 초석이라고 할 수 있다.
다만 다름도 다름 나름이다. 단순히 소유물의 모양새만 다르게 함으로써 유저에게 눈요깃거리만을 제공하는 수준에 그쳐 버린다면, 결국 유저들은 자신의 소유물이 아무리 달라봤자 포장지만 다르고 알맹이는 똑같을 뿐이라는 사실을 알아차리게 된다. 이는 매우 좋지 않은 사인이다. 왜냐하면 실질적으로는 다르지 않은 것을 가지고 다른 척을 해대며 유저를 기만하는 꼴이 되어버리는 것이기 때문이다.
정말로 유저가 특별하다고 느낄 수 있는 "나만의 것"을 만들려면, 실질적인 면에서의 다름을 실천해야 한다. 다음은 실질적인 다름의 몇가지 예시 들이다.
(이미지 출처: Wikipedia: https://en.wikipedia.org/wiki/Diamond)
(1) 희소성
다이아몬드, 루비, 사파이어, 에메랄드를 비롯한 각종 보석들이 귀한 소유물로 여겨지는 이유는 이들의 희소성이 아주 높기 때문이다. 쉽게 발견할 수 없는 희귀한 물건은 그 존재 자체가 신비로우며, 많은 이들의 선망의 대상이 된다. 이런 희소성 높은 물건들이 자연 속에만 존재하는 것은 아니다. 기업은 희소성을 마케팅에 적용시키기 위해 제한된 개수로 한정판매를 하는 경우가 있는데, 이는 인간에 의해 구현된 "인공 희소성" 이라고 말할 수 있다.
(이미지 출처: Wikipedia: https://en.wikipedia.org/wiki/Transistor)
(2) 기능성
리튬이라는 물질은 리튬전지의 재료로 사용 되기 때문에 가지고 있으면 좋고, 게르마늄이라는 물질은 반도체의 재료로 사용 되기 때문에 가지고 있으면 좋다. 어딘가에 쓸모가 있는 물건을 일종의 재산으로 소유한다는 것은 참으로 보람있는 일이다. 왜냐하면 남들에게 필요한 것을 내가 언제든지 제공할 수 있다는 사실은 소유자 본인에게 "나는 남들에게 쓸모있는 사람"이라는 확신을 줌으로써 본인의 소유행위에 아름다운 의미를 부여하기 때문이다.
(이미지 출처: Wikipedia: https://en.wikipedia.org/wiki/Pet)
(3) 의존성
나의 보호가 필요한 존재만큼 나에게 애틋한 것은 없다. 생존을 위해 주인에게 의존해야만 하는 소유물은 주인으로 하여금 책임감과 죄책감을 항상 느끼게 만들며, 이는 소유물을 향한 주인의 지속적인 몰입을 낳는다. 의존성의 성질을 적극적으로 이용한 게임으로는 육성시뮬레이션인 다마고치, 프린세스 메이커, 펫게임, 이메일펫 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