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전 글에 이어서...)
(이미지 출처: Wikipedia: https://en.wikipedia.org/wiki/King)
(5) 게임 내의 정치와 권력
사람이 모이는 곳이면 예외 없이 그 속에서 우두머리가 나타나기도 하고, 배척 대상이 나타나기도 한다. 이러한 현상은 온라인 게임이나 웹게임에서도 예외가 아니다. 어느 정도 규모가 있는 게임을 하는 유저 들은 길드, 동호회, 팸, 카페, 포럼과 같은 이름의 집단을 형성하며 친목관계를 형성 하기도 하는데, 그 와중에 몇몇은 집단의 권력다툼에 연루 되기도 하며 일종의 "게임 속 정치인"으로서 활약 하기도 한다. 이는 당사자들 에게는 상당한 스트레스일 수도 있겠지만, 이러한 모습을 지켜보는 제 3자들 에게는 참으로 재미있는 구경거리이다.
게임 내의 다양한 권력싸움은 게임 자체와는 별개로 부차적인 즐거움을 주는 요소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왜냐하면 어떤 사람들은 게임 플레이 자체에 싫증이 난다 하더라도, 단순히 게임 커뮤니티 내부의 정치질에 참여하거나 그것을 관람하는 게 재밌어서 계속 게임에 임하기도 하기 때문이다. 게임 속 정치는 일종의 '메타게임'으로서 게임의 흥행에 도움을 준다고 할 수 있다.
(이미지 출처: Wikipedia: https://en.wikipedia.org/wiki/Spore_(2008_video_game))
(6) 유저가 주도하는 게임 속 컨텐츠 확장
보통 싱글플레이어 게임은 게임 내부의 미리 짜여진 각본, 그리고 인공지능으로 작동하는 캐릭터들을 기반으로 진행된다. 이는 게임 디자이너들에게 많은 양의 디자인 작업을 요구할 뿐만 아니라, 게임 속 내용의 확장 가능성에 크나큰 제약을 주기도 한다.
그러나 멀티플레이어 게임은 유저 들로 하여금 서로가 서로의 다채로운 행동양식 들을 관찰/모방하며 하루가 멀다 하고 새로운 게임 속 이야기들을 만들어 나가도록 해주기 때문에, 게임의 내부적인 디자인과는 별개로 유저들 스스로 게임의 규모 자체를 계속해서 확장시켜 나가도록 만든다.
대표적인 예로는 윌라이트가 2009년에 거의 마지막으로 야심차게 출시했던 게임인 스포어(Spore)가 있다. 스포어는 드넓은 은하계 속에 존재하는 수없이 많은 행성들 속에서 유저들이 자신만의 생명체를 원하는 방식대로 진화시켜, 최종적으로는 그들로 하여금 자체적으로 우주선을 발명해 우주진출, 그리고 타 행성의 침공까지 가능하게끔 만드는 어마어마한 스케일의 게임이다.
(이미지 출처: Wikipedia: https://en.wikipedia.org/wiki/Spore_(2008_video_game))
이 게임의 가장 흥미로운 점은 바로 이 거대한 스케일의 게임플레이가 멀티플레이어 형식으로 진행된다는 사실에 있다.
각 플레이어는 전세계 곳곳의 스포어 유저들이 만든 생명체들을 본인의 우주 안에서 발견하여 자기 자신이 만든 생명체들과 소통시킬 수가 있는데, 이러한 상호작용은 유저들간의 싱크를 맞추어 가며 스타크래프트처럼 실시간으로 진행되는 게 아니라 일종의 다중우주(Multiverse)적인 개념으로 진행되는 것이기 때문에 네트워크 상의 데이터 공유를 그렇게 많이 요구하지 않는다 (따라서 서버 입장에서도 부담이 적다).
이러한 게임진행이 가진 가장 큰 장점은 바로 게임 속 외계생명체 들을 게임 디자이너가 하나하나 일일이 디자인 하지 않아도 된다는 것이다. 게임을 하는 이는 매일매일 전세계의 수많은 유저들이 만들어 내는 새로운 생명체 들을 게임 속에서 외계생명체의 형태로 조우하며, 드넓은 우주의 신비함을 체험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