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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출처: Wikipedia: https://en.wikipedia.org/wiki/Collaboration)
(3) 협동
"백지장도 맞들면 낫다" 라는 말이 있다. 그러나 이 말은 온라인 롤플레잉 게임을 하고 있는데 눈 앞에 (여러명이서 동시에 덤벼야만 처치가 가능한) 거대한 몸집의 보스몹이 버티고 있는 것을 목격하기 전까지는 그닥 와닿는 말이 아닐 것이다. 그만큼 평소에는 "협동" 이라는 개념을 집단주의식 구닥다리 관념으로 치부하던 사람도 게임 속에서 만큼은 협동이 필수 조건일 때가 있다는 것을 깨닫는다.
2명 이상의 플레이어들이 힘을 합쳐야만 깰 수 있는 게임 속 미션 들은 때때로 게임의 흥행에 있어서 큰 역할을 발휘한다. 왜냐하면 몇 명이 협동을 해야만 게임의 쉬운 진행이 가능하다는 사실은 곧 각각의 플레이어 에게 게임 속 인맥이 필요하다는 의미이기 때문이다. 이는 마치 기업의 다단계/피라미드 전략처럼 플레이어 들로 하여금 주변의 지인들에게 같은 게임을 하도록 권유하게 만들며, 이는 운영진이 가만히 있어도 게임이 자동으로 홍보되는 효과를 낳는다.
(이미지 출처: Wikipedia: https://en.wikipedia.org/wiki/Racing)
(4) 경쟁
보통 온라인 게임, 또는 계정을 만들어 온라인상에 점수를 등록할 수 있는 게임에는 리더보드(Leaderboard)라는 것이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랭킹(Ranking)이라는 명칭으로 부르기도 하는 이것은 플레이어들의 이름을 가장 점수가 높은 순으로 나열해 놓은 하나의 기다란 목록이라고 볼 수 있다.
리더보드의 역사는 굉장히 길다. 이미 80년대에도 게이머가 오락실에서 게임을 하고 난 뒤 자신의 이름과 최종점수를 오락기 내부의 리더보드에 등록하는 게 가능했을 정도니, 리더보드는 그 역사 자체가 비디오게임과 거의 동일선 상에서 시작되었다고 봐도 무방할 정도이다.
리더보드의 역사가 그토록 긴 이유에는 단순히 만들기가 쉬워서인 것도 있겠지만, 가장 큰 이유라면 의심의 여지 없이 "경쟁심의 유발"을 꼽을 것이다. 게이머의 입장에서는 자신이 남들보다 게임을 잘 한다는 사실을 모두에게 알리는 것만큼 유쾌한 일이 없다.
(이미지 출처: Wikipedia: https://en.wikipedia.org/wiki/Trophy)
리더보드는 그래도 매우 초보적이고 간접적인 형태의 경쟁방식이다. 90년대 후반부터 유행하기 시작한 실시간 온라인 게임들은 직접적인 플레이어들간의 경쟁 그 자체를 게임플레이의 핵심 요소로 이용하는데, 여기에서야 말로 '경쟁심'이라는 감정이 게임을 하도록 하는 동기유발의 뿌리라고 말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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