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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듀테인먼트

Author: Youngjin Kang

Date: 2019.10

교육이 주요 목적인 게임들이 있다. '에듀테인먼트'(Edutainment) 라고도 불리우는데, 이러한 게임들은 학교나 지자체에 무료로도 배포되며 학습용 교재의 일부로 사용되곤 한다.

미국의 대학에서는 심시티(SimCity)가 도시계획학 분야에서, 캐피탈리즘(Capitalism)이 경제학/경영학 분야에서 학습도구로 쓰인 적이 있었고, 미국의 몇몇 고등학교 생물학 교실에서는 1인칭 시점의 면역체계 속 전투게임인 이뮨어택(Immune Attack)이 학습도구로써 학생들에게 소개 되었으며, 90년대 말에 서울시가 고건 전 서울시장의 협조 아래 홍보용으로 개발한 도시경영 게임인 버츄얼서울(Virtual Seoul)은 당시 초등학교 교과서에도 등장하며 사회탐구용 자료로 쓰였다.

에듀테인먼트 (Figure 1)

(이미지 출처: HardCoreGaming101: http://www.hardcoregaming101.net/korea/part2/company-hic.htm)

교육용 게임은 게임시장에서도 상당히 경쟁력이 있다고 볼 수 있다. 특히 교육열이 뜨거운 우리나라에서는 "교육" 이라는 단어를 내세우는 게임이 그렇지 않은 게임보다 훨씬 더 대접을 받는 경향이 있다.

예컨대 미국에서 개발한 게임인 레고아일랜드(Lego Island)는 처음 한국에 수입되어 한글판으로 출시 되었을 때, 상자 앞면에 "아이들의 EQ 향상에 좋은 게임" 이라는 문구가 붙은 채 상점에 진열 되었다.

이건 원래 오리지날 영문판에는 없던 문구였다. 한국의 출판업체가 순전히 교육적인 느낌을 게임에 부여 함으로써, 학부모 소비자들로 하여금 지갑을 열게 하려고 붙인 것이다.

에듀테인먼트 (Figure 2)

(이미지 출처: PC Gaming Wiki: https://pcgamingwiki.com/wiki/Lego_Island)

물론 레고아일랜드가 청소년/성인을 주요 소비연령으로 삼는 게임이었다면 굳이 없던 문장까지 상자에 써 붙여 가며 교육적인 느낌을 강조하지 않았을 수도 있다. 그러나 레고아일랜드는 일단 삽화 부터가 알록달록한 게, 누가 봐도 어린이용 게임이었다. 따라서 아이에게 게임을 사 주는 부모에게 "이 게임은 당신의 자녀에게 유익합니다" 라는 인상을 어떻게든 주어야 게임을 팔 수 있었던 것이다.

그렇다면 어떤 게임이 훌륭한 교육용 게임 일까? 이에 대한 답은 교육의 분야가 어떠냐에 따라 다르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오레곤 트레일'(The Oregon Trail)이라고 불리우는 역사교육용 게임 시리즈는 개발자들 중 한 명이 역사학 전공자였는데, 그래서인지 오레곤 트레일 속 이야기는 역사적 고증이 매우 자세하고 정확하다. 때문에 오레곤 트레일 게임을 하는 플레이어는 플레이 도중에 맞닥뜨리는 이벤트들을 통해, 자연스럽게 실제 오레곤 트레일을 횡단하던 19세기 개척자들의 역사를 배울 수 있다.

에듀테인먼트 (Figure 3)

(이미지 출처: Ubisoft: https://assassinscreed.ubisoft.com/game/en-us/games)

또다른 게임인 '어쌔신 크리드'(Assassin's Creed)는 역사적 배경 속에 픽션을 가미한 액션게임이기 때문에 오레곤 트레일 만큼 역사교육적 의의가 크다고 하기는 힘들다. 대신에 게임 속 사물이나 환경 등이 워낙에 당시의 시대상에 맞게 잘 디자인 된 점을 감안했을 때, 어쌔신 크리드는 오레곤 트레일과는 사뭇 다른 방식으로 나름의 교육적 효과를 가지고 있다고도 말할 수 있다.

여기서 우리는 현실 고증이 얼마나 교육적인 가치를 지니는 지를 알아야 한다. 특히 역사를 주제로 한 게임일수록 말이다.

물론 현실적인 설정이 가진 지식적 가치 보다는 두뇌발달 자체가 주요 포인트인 게임들도 있다. 닌텐도에서 개발한 "매일매일 DS 두뇌 트레이닝"이 대표적인데, 이러한 순수 사고력 위주 게임은 아이들도 아이들이지만 노인들에게 치매예방 도구로써 인기를 얻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