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발자는 게임을 디자인할 때 한가지 딜레마를 느끼곤 한다. 그건 바로 게임 속 컨트롤의 정밀성과 편의성 중 어느 것을 더 중요시 할지에 관한 것이다.
자세한 컨트롤은 다채로운 게임 플레이를 가능하게 하지만, 대신에 배워서 써먹기가 힘들다. 간단한 컨트롤은 배워서 써먹기는 쉽지만, 대신에 게임 플레이의 폭을 너무 좁게 만든다.
따라서 컨트롤의 용이성을 극대화 하는 동시에, 유저에게 제공되는 선택의 폭 또한 최대한 넓게 유지할 수 있는 재주가 디자이너에게는 필요하다.
물론 장르에 따라 과감하게 한 쪽을 포기하는 게 옳은 경우도 있다. 예를 들어서 스타크래프트 같은 몇몇 하드코어 게임들은 과감하게 용이성을 포기한 채 빠른 순발력과 정확도를 플레이어에게 요구하며 마치 하나의 전문적인 스포츠처럼 플레이를 진행시키는 반면에, 앵그리버드(Angry Bird)나 플래피버드(Flappy Bird) 같은 게임들은 최대한 쉽고 단순하게 디자인되어 캐주얼한 플레이를 가능하게 한다.
다만 과감하게 한 쪽을 포기하는 게 힘든 장르도 있다. 예를 들어서 퍼즐게임이나 경영게임 같은 경우에는 컨트롤의 정밀성과 편의성을 둘 다 세심하게 고려해야 한다.
이 두 가지 요소들 사이의 밸런스를 맞추기 위해 몇몇 게임들은 다음과 같은 방식들을 사용하곤 한다.
(이미지 출처: Softonic: https://guns-up.en.softonic.com/)
(1) 인공지능에 의존하기
게임 속 캐릭터들을 하나씩 직접 제어하는 건 힘든 일이다. 따라서 '건즈업'(Guns Up)의 경우에는 게임 속 군인들이 알아서 길을 찾아가며 적들과 대치하고, 빠른 페이스의 3~4분짜리 MOBA 게임인 '콜 오브 가디언즈'(Call of Guardians)의 경우에는 주인공인 수호자 캐릭터만 플레이어가 직접 컨트롤하고 나머지 캐릭터들은 자기들이 스스로 움직이며 싸운다. '심즈'(The Sims)에서는 캐릭터들을 직접 컨트롤하고 싶으면 할 수는 있지만, 굳이 안 그래도 스스로들 알아서 결정을 내리며 행동하기 때문에 컨트롤이 필수 조건은 아니다.
(이미지 출처: Gizmo's Freeware: https://www.techsupportalert.com/content/play-classic-lemmings-game-online-your-browser.htm)
(2) 간접적으로 불특정 다수를 컨트롤하기
간접적인 컨트롤은 '레밍스'(Lemmings)에서 가장 즐겨 사용하는 방법으로, 캐릭터들에게 직접 명령을 내리는 대신에 주변의 사물이나 현상 등을 이용하여 간접적으로 무언가를 하게끔 유도하는 것이라 할 수 있다. '심시티'(SimCity)도 유사한 테크닉을 사용한다. 예컨대 시 예산으로 짓는 공공 건물(경찰서, 소방서 등등...)을 제외한 나머지 민간 건물들은 구역만 지정해 주면 거기에 알아서 민간인들이 짓기 때문에, 플레이어가 모든 건물을 일일이 지어 줄 필요가 없다.
(이미지 출처: Game Watcher: https://www.gamewatcher.com/games/bb-tanks/screens)
(3) 턴 방식으로 플레이하기
아예 게임을 턴 방식으로 만듦으로써, 컨트롤에 필요한 시간을 게이머에게 충분히 주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다. 예컨대 시드 마이어의 '문명'(Civilization)은 복잡한 게임 속 시스템에도 불구하고 여유로운 턴 방식의 진행 덕분에 컨트롤 하기가 쉬우며, 2000년대 초반에 유행했던 '포트리스'(Fortress, 영어권에서는 BB Tanks)는 만약에 실시간으로 아무 때나 포를 쏘는 게임이었다면 굉장히 순발력을 많이 요구하는 어려운 스포츠가 되었겠지만, 다행히도 턴 방식을 채택했기 때문에 남녀노소 모두가 편하게 즐길 수 있는 국민게임으로 사랑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