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즈가 출시 직후부터 전세계적으로 히트를 치며 승승장구하자, 맥시스와 EA의 임직원들은 분주해지기 시작했다. 왜냐하면 이는 조금만 더 노력하면 훨씬 크게 떼돈을 벌 수 있는 절호의 기회였기 때문이다.
그건 바로 확장팩을 만들어서 파는 것이었다.
(이미지 출처: The Sims Fandom: https://sims.fandom.com/wiki/Compilations_of_The_Sims#The_Sims:_Triple_Deluxe)
오늘날까지도 심즈만큼 확장팩을 많이 출시했던 게임은 찾기가 힘들다. 그 정도로 맥시스/EA는 초반부터 몇년간 지속적으로 확장팩을 출시해 가며, 심즈라는 이름의 사골에서 국물이 더 이상 우러나오지 않는 지경까지 뽕을 뽑는 과정에 성실하게 임했다 (그리고 이 사골은 지금까지도 심즈2, 심즈3, 심즈4, 마이심즈, 심즈소셜, 심즈온라인, 프리심즈온라인(FreeSO), 심즈모바일, 심즈 메디벌 (심즈 미디블), 심즈 라이프 스토리, 어브즈(Urbz), 세상밖으로(Bustin' Out) 등등의 이름으로 간간히 교체되며 그 수명을 연장하고 있다).
윌라이트는 개인적으로 확장팩을 만드는 것에 회의적이었다. 차라리 그 시간에 새로운 게임을 구상하는 게 낫지 않냐는 게 그의 생각이었던 것이다. 그러나 심즈가 단순한 게임을 넘어서 하나의 문화적 현상으로 승화할 지경에까지 이르자, 더 이상 확장팩의 출시가 돈을 벌기 위한 최우선 순위라는 사실은 논란의 대상이 되지 못했다.
그리하여 급하게 만들어 출시한 첫 확장팩이 '별난세상'(Living Large, 리빙라지)이었다.
(이미지 출처: The Sims Fandom: https://sims.fandom.com/wiki/The_Sims:_Livin%27_Large)
비록 단순히 몇가지 이벤트와 아이템을 추가하고, 마을의 갯수를 하나에서 여럿으로 늘린 게 다였지만, 심즈 팬들에게는 정말이지 소중한 팬서비스였다고 볼 수 있다. 또한 이런 식으로 출시한 확장팩은 몇몇 매니아들 사이에서 마치 우표나 나비표본 같은 수집품(굿즈)의 노릇을 했기 때문에, 두터운 팬층을 형성하는 데에 크게 일조했다.
별난세상은 사실 그저 실험적인 확장팩에 불과했다고 보는 게 합당하다. 여러가지 뜬금 없는 이벤트들을 끼워넣어서, 게임을 하며 발견할 만한 이스터에그의 종류를 늘린 게 대부분이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런 실험적인 확장팩을 발판으로 나온 차기 확장팩들은 점점 그 퀄리티가 다채로워지기 시작했다.
별난세상 다음으로 나온 2번째 확장팩 '신나는 파티'(House Party)는 '파티'라는 확실한 테마를 바탕으로 만들어졌기 때문에 게임 속에 또 하나의 주제의식을 형성시켰고, 3,4번째 확장팩들인 '두근두근 데이트'(Hot Date)와 '지금은 휴가중'(Vacation)은 심들이 살고 있는 가족단위의 부지가 아닌 '공동부지'의 개념을 게임에 처음 도입했을 뿐만 아니라, '관심사', '장/단기적 인간관계', '인벤토리'와 같은 새로운 시스템들을 추가로 도입해 훨씬 풍부한 게임플레이가 가능토록 했다.
(이미지 출처: The Sims Fandom: https://sims.fandom.com/wiki/The_Sims:_Unleashed)
더군다나 5번째 확장팩인 '멍멍이와 야옹이'(Unleashed)는 기존의 심즈 마을을 '올드타운'이라는 개념을 도입함과 더불어 훨씬 큰 스케일로 확장시켰으며, 그와 동시에 농사와 애완동물이라는 두가지의 혁신적인 요소들을 소개해 게임의 스케일을 대폭 증가시켰다. 6번째 확장팩인 '슈퍼스타'(Superstar)와 7번째 확장팩인 '수리수리 마수리'(Makin' Magic, 매이킨매직)는 비록 3,5번째 확장팩들처럼 새로운 기술적 혁신을 선보이지는 못했지만, 당시 사람들 사이에서 유행하던 미국의 팝컬쳐(에이브릴 라빈, 브리트니 스피어스 등...), 그리고 전세계적인 인기를 끌었던 판타지류(해리포터, 반지의 제왕, 나니아 연대기 등...)의 인기에 편승해 심즈의 브랜드 가치를 높였다고 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