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까지 명시했던 모든 원인/결과들의 연결고리들을 간단히 정리하자면 다음과 같다:
기본적인 조건 = (A) ---> (B,C,D,E)
기본적인 조건에 대한 올바른 1차 조건반사 = (A + W) ---> (C,D,E)
기본적인 조건에 대한 잘못된 1차 조건반사 = (W) ---> (-B)
잘못된 1차 조건반사에 대한 올바른 2차 조건반사 = (W + R) ---> (결과없음)
잘못된 1차 조건반사에 대한 잘못된 2차 조건반사 = (R) ---> (B)
이런 식으로 옳고 그른 조건반사들의 사슬이 계속 이어져 나갈 수 있다:
잘못된 2차 조건반사에 대한 올바른 3차 조건반사 = (R + Y) ---> (결과없음)
잘못된 2차 조건반사에 대한 잘못된 3차 조건반사 = (Y) ---> (-B)
이런 식으로 말이다. 위의 예들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은 규칙이 성립함을 알 수 있다. 올바른 1차 조건반사가 상쇄시키는 결과값이 B일 때, 잘못된 1차 조건반사의 결과값은 -B이고, 잘못된 2차 조건반사의 결과값은 B이며, 잘못된 3차 조건반사의 결과값은 또다시 -B이다. 이대로라면 잘못된 4차 조건반사의 결과값은 B, 잘못된 5차 조건반사의 결과값은 -B, 이런 식으로 B의 값이 (+)와 (-) 사이를 끊임없이 왔다갔다 함을 알 수 있다. 결국,
잘못된 N차 조건반사의 결과값 = (B)*(-1)^N
이라는 공식이 성립한다. 여기서 B는, "맨 처음으로 조건반사를 형성시킨 사건"을 의미한다. 여하튼 본론으로 돌아가자면, 경험이라는 것은 이런 식으로 잘못된 조건반사가 얼떨결에 1차, 2차, 3차, 이렇게 발생하면서 여러 겹으로 쌓이게 된다. 맨 처음에 있었던 A-W라는 경험은 혼자 독단적으로 존재하는 게 아니라, 잘못된 1차 조건반사를 통해 W-R이라는 새로운 경험을 탄생시키고, 그 새로운 경험은 잘못된 2차 조건반사를 통해 R-Y라는 또다른 새로운 경험을 탄생시키는 등... 이러한 방식으로 경험이라는 것은 각각의 조건별로 A-W-R-Y-.... 이렇게 수많은 조건반사들의 사슬을 가지게 되는 것이다. 사슬의 맨 마지막에 위치한 조건반사 행위가 한번 잘못 행해질 때마다, 사슬의 끝부분에 새로운 차수의 조건반사가 하나씩 붙는다. 때문에, 만들어진지 오래된 경험일수록 더욱더 긴 조건반사의 사슬을 지니게 된다.
다만 여기서 유심히 지켜봐야 할 점이 있다. 그건 바로 잘못된 N차 조건반사의 결과값은 잘못된 (N+2)차 조건반사의 결과값과 정확히 일치한다는 점이다. 예를 들어서 잘못된 1차 조건반사와, 잘못된 3차 조건반사들의 결과값은 둘 다 -B로, 이는 두 조건반사의 행위들이 정확히 동일한 결과를 낳는다는 것을 말한다. 이는 N차 조건반사와 (N+2)차 조건반사의 행위들의 형태가 정확히 일치하며, 결론적으로 조건반사의 사슬은 2차까지만 이어진 채로 더이상 새롭게 자라나지 않음을 의미한다. 다만 조건반사의 사슬은 무한히 거듭될 수 있어야 하기 때문에, 2차 조건반사의 끄트머리가 1차 조건반사로 이어져서 하나의 고리를 형성시킨다. 이를 도식화 하자면,
A-W-R-W-R-W-R-W-...
와 같이 순환하는 형태로 경험을 표현할 수 있으며, 이는
A-W@R
이런 식으로 간추려서 표현할 수 있다 (@ 표시는 "2갈래로 이어져서 하나의 고리를 형성하고 있음"을 뜻한다). 만약에 A가 발생시키는 B라는 사건이 "좋은 사건"이라면, 당사자는 W보다는 R이라는 조건반사를 대신 행함으로써 B를 두배로 늘려 2B로 만드려 할 것이고, 만약에 B라는 사건이 "안좋은 사건"이라면, 당사자는 W라는 조건반사를 행해서 B를 소멸시키려 할 것이다. A의 결과값이 좋냐 나쁘냐의 유무에 따라, A에서 W로 이어진 사슬이 더 강하냐 아니면 R로 이어진 사슬이 더 강하냐가 결정되는 것이다.
(요약: 조건이 있으면, 그것에 대한 두가지의 조건반사들이 있다. 하나는 조건에 의한 결과값을 극대화하기 위한 조건반사이고, 또 하나는 조건에 의한 결과값을 취소시키기 위한 조건반사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