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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위기'의 정의와 계산방법 - 3

Author: Youngjin Kang

Date: Autumn 2013

그렇다면 이제 "분위기"에 대한 정의를 세워봐야 한다. 아까도 봤듯이, 어떠한 장소의 분위기를 결정하려면 그곳에 있는 모든 사물들의 존재감을 모두 감안해야 한다. 예컨대 아까 언급한 방에는 5개의 사물들이 있는데, 그 사물들은 관찰자의 위치와 방향에 따라 각각 상대적인 존재감의 수를 하나씩 가지게 된다. 그러니 위에 써놓은 공식을 이용한다면 그 방에는 총 5개의 상대적인 존재감들이 생겨나게 되는 것이다. 이 5개의 숫자들이 죄다 하나의 차원에 속한 것으로 감안할 수는 없을 것이다. 왜냐하면 각각 상대적인 존재감이 2,3,4인 세 개의 사물들이 있는 장소와, 상대적인 존재감이 9 (= 2+3+4) 인 하나의 사물만이 있는 장소는 똑같은 양의 존재감을 가지지만, 이 두 장소들이 동일한 분위기를 가지고 있다고 말하기는 곤란하기 때문이다.

이는 분위기를 결정하는 것이 단순히 존재감의 양일 뿐만 아니라, 장소를 이루는 사물들의 갯수이기도 하다는 것이다. 어떠한 장소 안에 있는 사물들의 갯수를 N이라고 부르고, 사물들이 가지고 있는 상대적인 존재감들 사이의 평균값을 avg(Er)라고 부른다면 (r은 relative(상대적임)을 뜻하고, E는 Existence(존재)를 뜻하며, avg는 average(평균)를 뜻한다), 대략 다음과 같은 공식을 세워볼 수 있다:

(분위기) = avg(Er) / N

분위기는 즉, 장소 안에 있는 모든 상대적인 존재감들의 평균을 사물의 갯수로 나눈 값이라고 가정해 볼 수 있다. 이 공식을 더 간단하게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분위기) = sum(Er) / N^2

이게 무슨 말이냐 하면, [장소 안에 존재하는 모든 상대적인 존재감들의 합]에서 [사물의 갯수의 제곱]을 나누면 "분위기"의 값이 나온다는 것이다. 단순하게 상대적인 존재감들 사이의 평균값을 "분위기"라고 정의하지 않은 이유는 비교적 간단하다. 만일 그렇게 한다면 존재감이 2인 사물과 4인 사물이 있는 장소는 존재감이 3인 사물 하나만 있는 장소와 동일한 분위기값을 가지게 되는데, 이는 아까도 명시했듯이 신빙성이 없다. 왜냐하면 특정한 장소 안에 있는 상대적인 존재감들 사이의 평균이 같다 할지라도, 그 값을 이루는 사물들이 얼마나 여러 개가 있느냐에 따라 "존재감의 밀도"가 정해지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서 조그만 사물들의 모임은 커다란 한 덩이의 사물보다 존재감의 밀도가 낮다.

마치 중력장이나 전자기장처럼 "분위기의 장(field)"을 형성시키는 "분위기의 전하(charge)"가 있다면, 그 전하로부터 관찰자까지의 거리는 N(사물의 갯수)이라고 표현할 수 있다. 장소를 이루는 사물의 갯수가 많아질수록 관찰자는 전하에서 멀어지게 되고, 따라서 이는 분위기를 "어수선하게" 만든다 (= 분위기값을 감소시킨다). 반대로, 장소를 이루는 사물의 갯수가 적어질수록 관찰자는 전하에 가까워지게 되고, 따라서 이는 분위기를 "강렬하게" 만든다 (= 분위기값을 증가시킨다). 참고로 전하 그 자체의 양은 "장소 안에 존재하는 모든 상대적인 존재감들의 합"이라고 말할 수 있다.